“모든 일은 끝나고 나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말(馬), 별, 그리고 항공의 조화로움을 가장 영천스럽게 펼쳐 보이고 싶었는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제55회 경북도민체육대회(4월28일~5월1일)가 끝난 후 지난 5월4일 시민운동장 3층 박광태(55) 도체 총감독 사무실을 찾았다. <장지수 기자>

“이번 체전은 어느 도시에서도 시도해 보지 못한 역대최고 특별한 체전으로 경북 시·도민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각인될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는 김영석 영천시장의 폐막식장 체전 평가가의미를 되짚어 보기 위해서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에둘러 “이번 도체 어떻게 평가합니까?”라고 묻는 박 감독은 내심 이번 체전평가에 큰 점수를 기대하고 있는듯하다. 통상 체전의 경우 대행사에 연출을 맡긴다. 하지만 시는 이번에 사상 처음으로 전국공모를 통해 박 감독을 선임해 연출을 맡긴 것이다. 박 감독으로서는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역대 어느 대회보다 특색 있는 대회가 되도록 해 달라”는 “김 시장의 주문이 있었다”는 박 감독. 이같은 주문에 박 감독은 “다른 행사에서 해보지 않은 이색연출시도는 물론 음악·무용·연극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울러 나름 현대 생활예술화로 영천스러움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이번 체전 시나리오들을 열거해 나갔다.

체전 사상 처음으로 세계최고의 에어쇼를 위해 개막식 날 공군특수비행단 ‘블랙이글스’를 동원했다. 이날 에어쇼에서 시·도민들의 고개는 일제히 하늘로 향했다. 생전 처음 접하는 고난이도 세계최고 전투기하늘곡예에 관중들의 감탄사는 당연하다.

또 영천렛츠런파크와 운주산 승마장 등 지역 말 산업홍보를 위해 사상 처음으로 승마(馬)성화 봉송은 물론 조랑(미니)말 승마대회도 새 볼거리를 위한 특별연출이었다. 특히 메인 그라운드를 모두 유색 천으로 덮고 영천시가지를 운동장으로 옮겨놓은 듯한 ‘스타빌리지 퍼포먼스’ 등은 “이색 볼거리를 넘어 새로운 문화영역개척입니다”는 박 감독의 설명에는 사뭇 신선함마저 느낄 수 있다.

이번 체전에서는 다양한 소재들을 영천다움으로 묶었다. 개막식 중앙무대의 대형스타(별)로고, 영천시청건물을 상징한 메인무대, 보현산천문대를 상징화한 와이드 LED백월, 정몽주·박인로·최무선, 말(馬),별, 항공기를 비롯해 심지어 성화점화의 신기전까지 모두 영천을 소재로 한 영천스러움 표출이었다.

“대규모 연출은 화합과 통일이 생명입니다. 연습시간에 쫓겨 인원동원과 문화인프라부족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지만 주변의 좋은 평가를 받으니 마음은 한결 홀가분합니다. 그러나 전체적 질서유지와 교통 등 일부 실수한 부분도 있었다”면서 솔직함을 던지는 박 감독은 문체부 추천으로 지난 2015년 문화의 달 행사(조선통신사 등)를 맡은 것이 영천과의 첫 인연이다.

안양이 거주지인 그는 현재 대학 1학년과 고1에 다니는 아들 둘과 자신의 이런 모습을 잘 이해하는 부인 한 씨와는 수개월씩 떨어져 생활한다. 이번도체를 계기로 “문화의 불모지 영천에 문화관련 포럼도 만들고 잘 정비되어있는 시민회관 등을 활용해 지역민들과 더 깊은 문화를 함께 향유하고 싶다”는 박 감독은 "생활예술은 모든 시민이 곧 무대 연출자다“면서 ”이번체전을 통해 영천문화의 발전가능성을 느낀 것이 큰 보람이다” 고 말한다.

특히 그는 무엇보다 이번 성공 체전을 위해 “김 시장님이 자신에게 전권을 부여해 순수한 현대예술의 기치를 마음 놓고 표현할 수 있었다”면서 고마움을 표시했다. 영천의 과거에서부터 현재 미래를 그려내는 이번 체전동안 “영천과 더욱 친해졌다”는 그는 “체전스포츠행사가 스포츠로 끝나지 않고 지역문화와 어울려 영천시가 경북을 넘어 대한민국 최고의 글로벌 미래 도시로 발돋움하기 바란다“면서 이번 체전 총감독의 소감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