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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과욕이 부른 참사 젯밥에만 관심▶의회와 집행부는 적 아닌 동반자
  • 기사등록 2018-03-31 21:40:19
  • 수정 2018-03-31 22: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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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투데이/영천신문 공동]



지난 27일 제190회 영천시의회 임시회에서 영천시행정기구(직제)개편(안)이 집행부와 의회 대결구도 속에 결국 부결됐다. 일단 의회 승리다. 공직 안팎의 여론을 의회가 겸허하게 수렴했다는 평가다. 이번 개편(안)은 오는 지방선거와 맞물려 임기 3개월을 앞둔 퇴임 시장이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인가에 먼저 이번 부결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때문에 임시회 초기 상임위가 3대2의 표 대결로 부결시킨 것이다.


문제는 상임위 부결에 있지 않다. 개편(안)에 과장 2명과 담당17명의 승진 인사권이 포함된 이유다. 집행부는 “순수하게 영천시의 미래 발전상을 위한 반드시 필요한 개편이다”며 의회를 설득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었다.


김 시장은 “평생 손톱만큼의 욕심을 가진 적이 없다.”며 항변했지만 그동안의 인사 전력을 보면 일각에서는 “인사 전횡 이었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이번 개편(안)이 결국 김 시장의 욕심에서 의회 내·외부의 반발을 불러왔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거기다가 집행부의 밀어붙이기식 강행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상임위에서 부결됐다는 소식을 접한 집행부 간부들은 당일 오후부터 즉각 본격적인 의회 설득작업에 긴급 투입됐다. 이 때문에 상임위에서 반대했던 의원까지 한때 집행부 편으로 돌아서는 모양새를 취해 찬반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됐다.


특히 반대의사를 표시했던 한 의원은 집행부 설득에 “조직 활성화를 위해 집행부 편을 들어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자신이 앞장서 본회의 상정을 위한 부의발의까지 자처하고 나서는 모습도 보여 심각한 갈등으로 비화될 기세였다.


시민 여론이 불붙자 선출직에 나아가려는 일부 의원들은 표 관리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시민여론에 반하는 의원이 누굴까?에 초점이 맞추어지자 집행부를 위해 상임위에서 부결된 안을 본회의 부의를 위한 발의에 앞장서려 했던 의원도 고민을 거듭했다. 극한 표 대결구도가 만들어지자 급기야 지난 후반기 의장 보궐 때 의원 간 발생한 갈등의 후유증까지 배경으로 깔렸다.


집행부의 밀어붙이기식 설득에 의원 간 갈등과 시민 여론이 한데 혼재하면서 한 때 집행부가 7대4정도까지 우세했지만 표 대결은 무리라는 의견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표 대결을 하루 앞둔 본회의 전날 밤 10시쯤이다.


집행부가 6월30일까지 정해진 한시 국을 핑게로 이번 임시회가 아니면 다음에 의회가 임시회요구를 받아주지 않겠다는 것도 나중에 설득력을 잃었다. 또 제천시의 경우 영천과는 정 반대행보를 보인 것도 집행부의 설득력에 동력을 잃게 만든 요소로 바뀌었다. 거기다가 뒤늦게 의원 일각에서는 집행부 개편(안)을 분석한 결과 시정을 위한 내용보다 인사를 위한 형식적 안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분위기는 의회 쪽으로 급속히 기울었다.


결국 전 방위적 집행부의 무리한 의원맨투맨 설득과 앞뒤가 맞지 않는 개편(안)내용, 타 도시의 사례, 의읜 간 갈등 유발 등 다각적인 불편한 요인들이 결국 의회가 이번 안을 부결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개편(안)을 두고 집행부와 의회 간 전쟁에서 일단 의회가 승리한 모양새다.


그러나 의회도 모순은 많다. 정작 개편안 내용은 팽게치고 오직 김 시장의 권리행사에 대한 적정성 여부에만 몰두했다. 뒤늦게 일부 의원들이 개편안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번 개편안 부결사태는 김 시장이나 의회 모두 젯밥에만 관심을 두었다는 지적에서 피할 수 없게 됐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 건을 고치지 말라』고 했다. 급하게 뛰어가는 것 보다 생각하며면서 걷는 것이 더 빠를 수도 있다. 또 내가 아니면 아무도 이 일을 할 수 없다고 여긴다면 자기 오만이다. 퇴임 3개월을 앞둔 대통령이 내각개편을 실시하고 떠나서도 모양새가 나지 않는 법이다. 이번 집행부 개편안 사태가 의회와 집행부 모두에게 내가 아닌 시민을 위한 해법이 무엇인지 더 깊은 고민의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


욕심은 더 큰 욕심을 부른다. 퇴임 할 시장이 시금치 한 단까지 막장 장보기를 했다는 의혹은 받지 않길 바란다. 또 의회도 집행부 의견을 들어주는 거수기가 되거나 길들이기와 힘겨루기 정도로 의정을 노출시켜서는 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지 못한다는 것도 명심하길 바란다.


이번 사태는 생각 없는 의회와 김 시장의 과욕에서 비롯됐다는 시민들의 지적에 반대할 명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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