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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⑥>-『박노광 경제수업』-文정부‘소득주도성장’이해하기▶소득주도성장 文정책 나비효과
  • 기사등록 2018-12-07 20:29:21
  • 수정 2018-12-07 20: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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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쟁점화 되고 있는 정부 ‘소득주도성장론’의 논쟁이 뜨겁다. 문재인 정부는 가계 소득을 높여 소비를 진작하고 경제를 성장시킨다는 논리를 펴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본지는 독자여러분이 쉽게‘소득주도성장론’을 이해할 수 있도록 경제학에 정통한 계명대 박노광 교수에게 도움을 청해 강의형식으로 풀어서 설명한다. 정부 정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편집자 주>


▲ ▲ 대구경북소비자연맹 정책실장 박노광


최근 수도권 친한 지인으로부터 자신의 친구 이야기를 들었다. 모 전자 회사 앞에서 중국 집(요리)을 하는 친구가 장사를 그만두기 전에 친한 친구들에게 마지막으로 요리를 대접하겠다는 연락에 만났다는 것이다. 많은 자금을 투자해 지난해에 가게 문을 열었으며 요리 맛도 괜찮아 손님이 많았다고 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왜 문을 닫느냐니까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때문이라고 했다. 주 52시간이 도입되기 전에는 통근차가 오후 11시30분까지 있었는데, 이 제도가 도입되자 통근차가 오후 9시로 단축되면서 식당을 찾는 손님이 발길을 끊은 것이 문을 닫게된 이유였다. 평소에 맛집으로 유명한 친구 음식집이라 해도 그날 밥맛은 참 씁쓸했다는 것이다.


‘J노믹스’의 설계자인 김광두 국민경제자문위원회 부의장은 사람에 대한 투자가 핵심이라며, 사람 중심의 경제성장을 목표로 내세우며 일자리 창출을 주요시했다. 취임 직후 문제인 대통령은 대통령 업무지시 1호로 일자리위원회를 구성했다. 취임 선서에도 “무엇보다 먼저 일자리를 챙기겠다”며 21조원가량을 풀어 공공부문 일자리 8만개 창출을 선포했었다. 이같은 정책은 일자리 창출로 가계소득이 늘어나면 소비가 늘어나 기업의 생산과 투자가 덩달아 늘어날 수 있다는 이른바 분수효과에 이론적 뿌리를 두고 있다. 실천 방안의 하나가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그리고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것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2월 29일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법정근로시간 40시간+연장근로시간 1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일주일은 7일이라는 내용을 명시하면서 주 최대 근로시간이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16시간을 줄였다. 우리나라 근로자 평균근로시간이 2016년 기준 2,052시간으로 OECD국가 중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장시간 노동에 노출되었다고 보고, 이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근로기준법은 근로자 보호를 위한 강행 규정이기 때문에 노사가 합의를 해도 52시간 이상 일할 수 없으며, 만약 이를 어기면 사업주는 징역 2년 이하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이기려 하기보다 이해하는 마음 가져야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민간보다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며 정부주도로 재정을 풀어 일자리를 만들고, 가계소득을 불려 주는 방식으로 경제성장을 달성하겠다는 소득주도 성장론을 제시했다.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을 인하해 경제성장을 추진해왔던 과거 보수 정권과는 다른 논리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즉각 싸늘한 반응은 불러왔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실업자는 1년 전보다 7만9000명 늘어난 97만3000명이었다. 실업률은 3.5%로 1년 전보다 0.3% 상승했다. 이는 같은 달 기준으로 2005년 3.6%를 기록한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특히 30대 실업자가 1년 전보다 7.2% 늘어나는 동안 중장년층인 40대와 50대는 무려 25% 안팎씩 급증해 전체 실업자 수 증가를 이끌었다.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N. 로렌츠는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를 처음 발표했다. 로렌츠는 컴퓨터를 사용하여 기상현상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초기 조건의 미세한 차이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커져서 결국 그 결과에 엄청나게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비효과란 일반적으로 작고 사소한 사건 하나가 나중에 커다란 효과를 가져 온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아마존에 살고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으며, 미국의 어느 시골 은행의 부도로 시작된 1930년대의 대공황이 그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정책의 변화가 시장에서의 반응은 태풍이 될 수 있기에 정책변화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강남에서 귤을 강북으로 옮겨 심으면 탱자로 변한다.’는 속담이 있다. 과거 외국에서 성공한 사례라도 그 나라의 경제·사회적 조건이 다르다면 그 효과도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수출로 먹고 살고 자영업자의 비중과 지역별 경제적 격차가 높은 나라에서 업종·지역별 구분 없이 임금을 올리고, 그 증가 속도에 가속도를 붙이면 우리 경제에 독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 경제시장의 반응이다. ‘3월 위기설’이 시장에 돌고 있다. 시장을 이기려 하기보다 시장을 이해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즉 상대(보수우파)를 제압하려는 묻지마 강행보다 현실 경제를 제대로 파악하라는 주문이다. 이것이 문재인 2기 경제팀의 정신자세다.


약력-
-계명대학교(대학원)경제학 박사
-대구경북소비자연맹 정책실장
-계명대/대구교육대 외래교수
-(사)한국관광경영연구원 원장


[앞선 연재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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