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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⑧>-『박노광 경제수업』-文정부‘소득주도성장’이해하기▶“잘못된 만남” - 문재인-김광두, 처음부터 코드가 달랐는데. . .결국
  • 기사등록 2018-12-21 22: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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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쟁점화 되고 있는 정부 ‘소득주도성장론’의 논쟁이 뜨겁다. 문재인 정부는 가계 소득을 높여 소비를 진작하고 경제를 성장시킨다는 논리를 펴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본지는 독자여러분이 쉽게‘소득주도성장론’을 이해할 수 있도록 경제학에 정통한 계명대 박노광 교수에게 도움을 청해 강의형식으로 풀어서 설명한다. 정부 정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편집자 주>


▲ ▲ 대구경북소비자연맹 정책실장 박노광


1995년에 발표된 김건모 3집 앨범에 ‘잘못된 만남’이 수록돼 있다. “난 너를 믿었던 만큼 난 내 친구도 믿었기에 / 난 아무런 부담 없이 널 / 내 친구에게 소개 시켜줬고 / 그런 만남이 있은 후부터 / 우리는 자주 ···· 함께 어울렸던 것뿐인데…” 로 시작되는 청춘 남녀 간의 통속적인 이별을 묘사한 ‘잘못된 만남’은 명실상부하게 대한민국 가요사 중 최고 히트곡의 반열에 올랐다, 그 인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가요TOP 10에서 골든컵을 수상했다, SBS TV가요 20에서는 6주, MBC 인기가요 베스트 50에서는 2주 간 1위를 차지했었다.


문재인 정부와 국민경제자문회의 김광두 부의장도 어떻게 보면 잘못된 만남으로 보인다. 최근 J노믹스 설계자로 알려진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단다. 보수 경제학자로서‘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로’ 더 잘 알려진 김광두 부의장은 지난 대선 막바지에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위원장으로 영입돼 문재인 후보 경제공약인 J노믹스를 설계한 핵심 인물이다. 


김광두 부의장은 서강대 교수 출신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줄풀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를 주도했지만, 박 대통령 당선 후 별다른 직책을 맡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강학파는 일찍이 남덕우 전 총리를 비롯하여 이승윤, 김만제 부총리를 거쳐 김덕중, 김종인, 김광두 교수 등으로 그 맥이 이어지고 있으며, 경제성장을 주도했다는 찬사를 받았지만 동시에 재벌 위주의 경제성장을 추구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관련 투TOP은 장하성 전 정책실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들은 최저임금의 급속한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을 핵심으로 하는 소득주도 성장정책과 또한 재벌을 적폐로 보는 반재벌정책을 주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김광두 부의장을 발탁한 이유를 "개혁적 보수를 대표하는 경제학자로, 나와는 다른 시각에서 정치·경제를 바라보던 분이며 "경제문제에 있어서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재벌과 대기업 중심의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람과 중소기업 중심으로 경제·사회정책을 변화시켜 경제민주화와 소득주도성장 그리고 국민성장을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문재인-김광두, 처음부터 코드가 달랐는데. . .결국

김광두 교수의 학문적 성장배경과 경제정책의 노선이 문정부의 코드와는 처음부터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J노믹스의 설계자라고 표현한 것은 경제 분야에서 보수와 진보가 상호 보완을 통해 양립가능하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보수적인 표를 얻기 위해 J노믹스의 취약성을 분칠하기 위한 레토릭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김광두 부의장은 지난 4월부터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에 대해 쓴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최저임금만 올려선 경제가 안 살아난다. 산업 구조조정과 노동개혁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또“일자리를 지키려면 일거리가 있어야 한다. 신산업 전직을 위한 인프라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세계는 미래를 향해 뛰는데 한국은 규제 완화가 부진하고 산업 구조조정이 늦어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김 부의장은 논리적이지도 현실적이지도 않은 소득주도 성장이 아니라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에 발표한 경제 비전인‘사람 중심의 성장경제’로 복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왕 세금을 쓰려면 기초생활권 보장, 생활 환경에 대한 투자, 교육·보육·의료 등 사람의 능력 제고를 위한 투자 등에 써야 한다는 것이다.


김광두 부의장은 “이 시대 한국경제가 양극화의 갈등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복지향상과 기업, 산업, 국가경쟁력 강화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사람의 능력을 키우는 투자가 핵심 전략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주장해왔습니다. 캠퍼스로 돌아가 이러한 생각을 더 깊이 공부하고 싶습니다.”며 사퇴의 변을 밝혔다.


시장에는 수십 번이나 부도 위기를 겪으면서도 살아남아 기업인들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금도 여러 이익집단들이 이해관계를 두고 때로는 소통하고 때로는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국가주의를 비판하던 문재인 정부가 어설픈 도덕성을 내세워 공권력을 이용하여 시장을 압박하는 모습이 그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쳐질까.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올려주고 근로시간도 단축하자는 방향성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그 전제조건인 구조조정을 병행하는 것인데, 우리 경제 체질에 맞는 속도 조절과 구조조정은 외면하고 있다.
 
그래서 잘못된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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