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강병찬 기자의 은해사 봉축법요식 취재기, 봉축법어▶‘처염상정(處染常淨)’ - 운곡 돈관 주지스님 봉행사▶“인간은 서로 의지하며 살아야”
  • 기사등록 2019-05-13 17:36:13
기사수정

◆황교안 자유한국당대표▶정부 비판 없이 ‘낮은자세’ 이례적 강조.

이만희 의원▶ ‘통합·화합·상생의 길’ 중도 확장 주력

최기문 시장▶극도의 ‘입조심’ 정치인 언급 일체 없어

◆박종운 의장▶"배려와 이웃을 염려하는 ‘동체대비(同體大悲)’ 정신 발현하자”


▲ 12일 은해사 봉축법요식에서 한 신도가족이 애기에게 관불의식(부처님 형상을 깨끗이 씻으면 자신의 마음에 쌓인 죄와 번뇌를 씻어 맑고 깨끗해지며 복을 누리게 된다는 의식)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은 부모님의 허락을 얻어 게시합니다>


[강병찬 기자]
불기 2563년 은해사 봉축법요식이 지난 12일 영천시 청통면 소재 은해사 극락보전 앞뜰에서 봉행됐다. 이날 법요식은 은해사 회주 중화 법타 스님, 운곡 돈관 주지스님, 이연화(수보리) 신도회장을 비롯해 대종·돈민·한주 스님 등 지역 불교계 인사들, 윤종진 경북도 행정부지사, 임종식 경북도교육감, 최기문 영천시장, 이만희 국회의원, 박종운 영천시의장, 장달수 육군3사관학교장(육군 소장), 등 지역 내외빈 및 신도·시민 등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행사 1시간 전에는 은해사 입구 1.5km까지 차량이 밀려 절반 이상은 되돌아 가야 했다.


특히 이날 법요식에는 외빈으로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비롯해 이현승 국회의원(한국당 대표 비서실장), 정종섭 국회의원(한국당 대구 동을)이 동참했다. 또 황인권 육군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육군 대장) 등 현역 군지휘관들과 정현태 경일대 총장, 이대원 동국대경주캠퍼스 총장, 마득영 동국대병원장, 김영만 군위군수, 이상식 경산부시장, 조홍규 신부(대구대교구), 이창영 신부(만촌성당), 조원경 목사(하양무학로 교회), 다수의 경북도의원, 영천시의원, 정우동 민주당 영천위원장 등이 함께해 은해사가 경북의 대표 사찰임을 실감케 했다.



이날 봉축법요식은 제1부가 오전 10시부터 11시 50분까지 상단불공으로 시작 해 제2부에서는 규리씨의 사회로 가수 강민, 주영, 오세은, 이춘자, 방영숙(섹소폰)을 초청했고, 선화여고 관현악 합주, 박명진 민요, 영천아리랑보존회, 청풍예술단 민요병창 등 다채로운 무대가 이어졌다.


제3부 봉축법요식은 오후 2시 타종과 함께 시작됐다. 은해사 다도회의 육법공양, 은해사합창단·선화여고 관현악협주단·3사관학교 군악대의 합주에 맞춰 삼귀의와 보현행원이 진행됐다.


▲ 은해사 회주 중화 법타 대종사(조계종 원로)


은해사 회주 중화 법타 대종사(조계종 원로의원)가 ‘처염상정(處染常淨)’을 봉축법어로 던졌다. 처염상정은 ‘연꽃은 더러운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도 오염되지 않고 청정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는 의미다. 사람들이 더러움이 가득한 세상에 물들지 않는 연꽃이 되라는 불가의 가르침이다. 법타 대종사는 “부처님의 덕성에 의지해 평화통일 앞당기자”고도 역설했다.


▲ 은해사 주지 운곡 돈관스님


은해사 주지 돈관 스님이 봉행사를 했다. 돈관 스님은 “부처님은 절대신의 지배에서 인간을 해방시키고, 계급을 혁파해 평등사회를 구현하셨다”면서 “지난 시기 갈등, 대립, 차별심으로 전쟁의 공포와 환경 파괴, 물질문명으로 우리 스스로 우리 몸을 괴롭혀 왔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부처님의 지혜와 가르침을 실천해 이를 극복하자”고 설파했다. 그는 또 세막대기를 예로 들며 “일체 만물은 서로 서로 상호 의지하며 살고 있다. 우리 모두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사찰과는 다르게 이날 은해사 봉축법요식에는 내외빈들의 긴 축사가 차례로 이어졌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중국출장을 간 관계로 대신 윤종진 부지사가 짧게 축하했고, 이어서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이 축사를 했다.


▲ 최기문 영천시장


최기문 시장은 세 번째 순서로 ‘남을 이롭게 함이 곧 나의 행복’이라는 주제로 불교의 이타주의를 중심으로 축사를 했다. 최 시장은 평소 지역 행사에서 줄곧 언급해 온 참석한 기관단체장들의 거명을 이날은 하지 않았다. 최 시장은 황교안 한국당 총재도 일체 언급하지 않는 등 정치적 언급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음을 엿보게 했다. 최 시장은 행사 내내 황 대표와 거리를 두고 자리했으며 행사 후에도 배웅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를두고 일각에서는 "최 시장이 공당 대표의 방문을 환영한다는 의례적인 말조차 없다"는 게 과연 적절했는가 하는 지적도 나왔다.


▲ 이만희 국회의원(영천-청도)


이만희 국회의원은 최 시장과는 반대로 “보수진영과 뜻있는 국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황교안 당대표가 와줘서 매우 고맙다. 나라가 어렵고 사회가 반목·갈등하고, 젊은이들의 걱정이 많다”면서 “부처님이 오신 뜻을 되새겨 이를 극복해 통합·화합·상생의 길로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한국당 대변인으로서 황교안 대표의 입 역할을 맡고 있는데, 이 의원의 이 같은 원론적이며 통합적인 언급은 이례적이다. 한국당이 봉축법요식에서 조차 정쟁을 확대하는 것이 부적절할뿐더러 전날 같은 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대구지역에서 ‘문빠’, ‘달창’ 등 대여 공격용 부적절한 낱말 사용으로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분석이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마음을 하나로 모아 난국 극복˝을 강조했다.


황교안 대표가 첫 번째 축사 순서로 등단하자 일부 시민들이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등 최근 높아진 인기를 실감케 했다. 황 대표는 축사에서 “국민들의 삶이 어렵고 시장과 공장에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미사일을 쏘고 있다”고 현 정세를 진단했으나 더 이상의 대정부 비판은 하지 않았다. 황 대표는 그 대신 “국민만 바라보고 저부터 낮은 자세로 나가겠다. 어려울 때일수록 힘을 모아 난관을 극복하자”고 당부했다.


황 대표의 이러한 언급은 이날 대정부 비난을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에서 빗나간 것이다. 전날 나경원 대표의 부적절 언급에 대한 당대표 차원의 반성의 의미도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황 대표가 기독교 신자 중에서도 보수 신학을 별도로 전공한 사람이라 불교계 행사에 참석해 대정부 강경발언을 이어가기보다 ‘확실히 몸을 낮추는 전략’을 통해 거부감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간 것으로도 보인다.


어째든 이날 황 대표는 공당의 대표로서 공식 불교행사에 참석해서도 일체의 ‘합장 목례’를 하지 않았는데, 일부 시민들은 “불상 앞에 큰 절 올리는 것도 아닌데, 불교계의 일반적인 인사법인 합장 목례도 일체 거부하는 것이 좀 지나친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었다.


▲ 박종운 영천시의회의장


황 대표에 이어 박종운 영천시의장은 “생명의 존엄성을 자각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정신을 발현하자”고 말했다. 또 이창연 만촌1동 성당 주임신부는 “지난 성탄절에 돈관 스님이 성당을 찾아준 데 대한 답방”이라며 “불교의 자비와 기독교의 사랑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화합과 일치, 협력과 상생의 삶에로 이끌어 준다”고 말했다.



동곡당 일타 대종사는 ‘진표율사의 자서수계(自誓受戒)’ 이야기를 주제로 고승법어를 남겼다. 봉축발원문은 선화여고 최다혜 학생이 했다. 최 양은 “가족을 부처님처럼, 이웃을 부처님처럼, 모든 생명을 부처님처럼 받들어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저희들의 서원이 꺼지지 않는 부처님 진리의 등불처럼 항상하기를 발원한다”고 말했다.


공식 봉축법요식은 사홍서원과 관불의식으로 막을 내렸다. 평소보다 무더웠던 이날, 오후 7시에는 은해사 신도들을 중심으로 점등식이 이어져 아름다운 오월, 부처님오신날이 저물어가는 아쉬움을 달랬다.








0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yctoday.net/news/view.php?idx=482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회원로그인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영천 제6회 작약꽃 축제...10일부터 19일까지 영천시 화북면 일대
  •  기사 이미지 영천시, 2024년 1분기 지역발전 유공자에 대한 표창 수여
  •  기사 이미지 청도읍성 예술제, 관람객 구름 인파 대 성황...미스터트롯2-박지현 가수 공연
청와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