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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匙一飯(십시일반), 훈훈한 영천소방서 구급대원 3인방 - 누군지도 모르는 무적 80대 노숙 노인 생명 보살펴
  • 기사등록 2019-11-26 23: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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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十匙一飯(십시일반) 나눔의 희생정신 실천한 영천소방서 안동하소방교, 김은영 소방사, 장용기 소방교 3인


[장지수 기자]

영천소방서(서장 박윤환) 구급대원 3인의 훈훈한 뒷이야기가 뒤늦게 알려졌다.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서 봉사하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인명구급대원들이다. 26일 소방교 안동하, 장용기, 소방사 김은영 3인이 근무하는 영천소방서를 찾았다. 이들 3인의 뒤에는 또 영천이 아닌 경주근무자 강대근 소방장도 믿음직한 봉사의 천사로 알려졌다. 또 있다. 글 속에서 알겠지만 D병원장도 주인공이다. 모두가 나서지 않는 가운데 어렵게 영천소방서 구급대원 3인의 사진을 겨우 허락받았다.


이들의 훈훈함은 이렇다. 시간은 지난 18일 오전 10시경 장소는 조교동 도로변. 허수룩한 차림의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쓰러져 있었다. 마침 아침 일찍 자녀를 어린이집에 태워다 주고 돌아가는 길에 강대근 소방장이 발견했다. 그는 영천소방서 근무자가 아닌 경주근무자다. 자택은 영천이다. 쓰러진 시민은 눈 주위가 4cm가량 찢어져 많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크게 움직이지도 못하는 것으로 보아 신속히 병원으로 가야할 처지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이다. 12일에서 18일 사이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도에서 영상4~5도를 가리켜 제법 냉기가 살갗을 스치는 날씨다. 자칫 방치하면 생명에 지장을 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강 소방장은 즉시 119에 신고했고 응급차량이 올 때까지 시민 옆에서 기다렸다. 그런데 쓰러진 시민이 극구 이송을 거부했다. 주민등록증도 없었으며 치료할 돈조차도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시민은 80세에 가까운 노숙자 K씨다. 그때 첫 발견한 강 소방장이 자신이 비용을 지불 할 테니 빨리 병원으로 가자며 설득했고, 한참만에 시민은 강 소방장의 설득에 결국 구급차에 올랐으며 여기에는 강 소방장도 함께 동승했다. 이 과정에서 영천소방서 구급대원 3인은 선배의 살신성인 정신에 공직자로서의 뭉클한 희생정신을 가슴에 담게 된다. 인근의 D외과에 도착했다.


그런데 또 한 사람의 의인이 병원에 있었다. 바로 D병원장 A씨다. 사건의 전후 사정을 흘려듣던 원장은 진료(수술)비를 오히려 자신이 무료로 치료해 주겠다는 것이다. 치료 후 병원에서처방전을 받아들었다. 이번에는 영천소방서 구급대원들 3인이 나섰다. 약값은 이들이 부담했다. 적은 금액이지만 나눔의 정신이다. 십시일반을 현장에서 배운 것이다. 시민 노숙자는 기관의 도움도 받지 못하는 무적자 처지다. 그 쉬운 쉼터에 조차 갈 수 없는 신세의 노인이다.


영천소방서 안동하 소방교는 뒤늦게 취재에 나선 본 기자에게 말한다. “누구든 신고는 쉽지만 보험처리도 되지 않는 사고라 치료비가 수 십 만원은 발생하는데 나서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선배 소방장이 선뜻 지불하겠다고 했을 때 깜짝 놀랐고, 또 같은 소방직원인줄 알았을 때는 더 놀랐다”면서 “강 소방장의 순간적 희생정신에 존경을 표 한다”며 그의 고귀함에 감사와 고마움의 고개를 숙였다.


본 기자는 보았다. 그 80 노인이 다시 자전거 타는 모습을. 그는 고경의 한 지역에서 지금도 노숙 중이다. 여전히 기관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어디에 누구인지도 모르는 무적 노숙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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