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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면장도 알아야 한다” 한마을 두 이장 분쟁, 이장이 뭐길래!
  • 기사등록 2020-09-27 20: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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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면장도 알아야 한다

한마을 두 이장 분쟁, 이장이 뭐길래!

 

▲ 본지 장지수 기자


농촌마을 봉사직 이장은 옛말이다. 각종 이권이나 대규모 투자사업, 폐기물공장 또는 중앙정부 및 지자체의 보조금사업이 많은 농어촌 지역은 이장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 지역에도 이같은 마을이 있음직 하다.


전국 228개 지자체에 약 95,000여 이·통장이 있다. 영천에만 16개 읍면동에 411개 이통장이 있다. 이장은 행정기관(·)과 주민사이 가교 역할이다. 지원사업 신청과 주민 계도 책임도 진다. 특히 주민 건의·애로사항을 읍·면에 전달하는 것도 이장 몫이다. 이 때문에 이장에겐 매달 30만원의 수당, 상여금, 각종 회의수당, 자녀학자금 혜택 등 년간 수백만원의 혜택이 주어진다. 또 각종 이권에도 개입할 여지가 많다. 더군다나 선거철이 되면 알게 모르게 ''질도 가능해진다. 그래서 요즘 어떤 마을에는 면장위에 이장이고 시장위에도 이장이다는 우스갯 소리를 듣는다. 비단 우스갯 소리일까.


지난 96일 지역 고경면 삼포리에서 발생한 이장선거로 마을이 두쪽 났다. 이장 임기는 끝나고 새 이장을 선출해야 하는데 혼자 힘이 부족하면 주변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이 때문에 니편 내편이 필요하다. 결국 서로 이장이 되기위해 마을 주민들까지 편갈이를 하기 일쑤다. 선동하고 상대를 비방하면서까지 심하면 연판장도 돌린다. 결국 사단이 나면 주민들만 갈등으로 쪽박을 차게 되지만 자고나면 얼굴을 마주하는 동네 사람들로는 니편 내편은 두고두고 앙금으로 남는다.


어떤 이장 후보자는 자신이 당선되면 동네 사업체로부터 더 많은 돈을 거둬 주민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겠다는 공약도 서슴치 않는다. 혹 권력자나 정치 또는 입김이 센 뒷배경을 가진 후보자는 마치 자신이 시장보다 위에 군림하는 행세를 하기도 한다. 고경면 삼포리만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다. 대도시에는 이·통장 구인난에 시달리지만 삼포리 같은 경우 전국 대부분이 이장을 할만은 하다.


이장의 임명권은 면장에 있다. 그러나 삼포리를 관할하는 고경면장은 이를 간과했다. 행정의 안내를 받아 두명이 출마해 투표를 하고 당선자가 나왔다. 당선자는 임명을 요구했고 낙선자는 다시 선거를 해야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양측이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임명권자는 면장은 힘이없다며 양측의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 “임명에 따른 결격 사유가 없다면서도 당선자를 임명하자니 낙선자가 반발이고, 재 투표를 하자니 이번에는 당선자의 목소리가 높다. 결국 양측 눈치를 살피다가 시간이 흘러 우여곡절 끝에 낙선자의 요구를 들어 재선거를 택했지만 임명권자의 의무를 저버린 무능한 임명권자가 돼 버렸다.


문제는 재선거 후다. 두 쪽으로 갈라진 주민들은 이래저래 불편해진다. 누구는 누구를 지지했고 누구는 저쪽 편이니 말조심 해라는 등 극심한 경계심이 돋는다. 심지어 선거문제로 자존심 싸움으로 번져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경우 법정으로 비하하기도 한다. 바로 고경면 삼포리가 여기에 해당한다. 모든 주민이 사법 조사를 받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반목과 갈등으로 영원한 앙금이 여기서부터 생긴다. 임명권자의 의무를 저버린 면장의 유연성이 결국 주민들을 파국으로 안내한 경우다. 그래서 옛 선현들께서도 알아야 면장 한다했다. 이때 면장은 동네 이장 위의 면장(面長)이 아니다. 얼굴()이 높은 담장에 가로막혀 담장 너머 세상 일을 전혀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 상태를 벗어나는 면면장(免面牆)을 이른다. 그만큼 주민들의 화합에 면장의 역할이 강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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