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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비밀미사일 기지 13곳 확인,..."트럼프 北에 놀아나고 있어", 美北정상회담 반발 확산
  • 기사등록 2018-11-13 13:3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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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당 의원들 "트럼프 대통령, 北에 놀아나고 있어...추가 美北정상회담 안 돼"
NYT "북한의 미사일 기지들은 거대한 기만(great deception)을 암시"
WP "새롭게 발견된 北미사일 기지, 트럼프와 김정은의 정상회담의 가치에 의구심을 던져"


▲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촬영한 `삭간몰` 미사일 기지 모습. 사진제공=디지털 글로브/CSIS


[PenN=양연희기자]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2일(현지시간) 북한이 신고하지 않은 미사일 비밀기지 13곳을 현재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CSIS는 북한은 이런 시설에 미국과 한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감추고 있다며 앞으로 비핵화 협상에서 신고와 폐기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선 2차 미북정상회담에 대한 회의론이 급속도로 거세지고 있다.


CSIS가 이날 한반도전문 웹사이트 ‘비욘드 패러랠’에 공개한 '신고되지 않은 북한: 삭간몰 미사일 운영 기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삭간몰은 신고되지 않은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s:Short Range Ballistic Missiles) 미사일 발사 기지다. 워싱턴의 주요 싱크탱크 중 하나인 비욘드 패러렐은 상업위성이 찍은 사진을 통해 약 20개로 추정되는 북한의 미신고 미사일 기지 중 13곳의 위치와 가동 여부를 확인했다. 그들은 감춰진 미사일 비밀기지들이 아직 7개가 더 존재한다고 했다.


삭간몰에는 현재 단거리 탄도미사일들이 저장돼 있지만 중거리 탄도미사일도 쉽게 보유 가능하다. 또한 삭간몰은 비무장지대(DMZ) 및 서울과 가장 가까운 미사일 기지들 가운데 하나로 미사일 비행 시간이 가장 짧다.


북한이 해체 중인 서해 위성 발사 시설은 그 동안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처럼 미국과 한국에 군사적 위험을 가하는 석간몰과 같은 신고되지 않은 탄도미사일 기지들의 위협은 아직 분명히 밝혀지지 않아 우려를 더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확인된 미사일 기지들은 추후 미북 비핵화 협상에서 신고, 검증, 폐기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CSIS는 탈북자와 미 정부, 국방, 정보 당국자와의 인터뷰 등 광범위한 자체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정황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CSIS의 조셉 버뮤다즈 연구원과 빅터 차 한국석좌, 리사 콜린스 연구원에 의해 작성됐다.


보고서는 북한의 미사일 기지는 비무장지대와의 거리를 기준으로 가장 전방에 있는 전술벨트와 중간 지역의 작전 벨트, 그리고 가장 후방의 전략 벨트 등 3구역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술벨트에 있는 황해북도 ‘삭간몰’ 미사일 기지를 주목했다.


황해북도 봉산군과 서흥군, 연탄군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는 삭간몰 기지는 비무장지대에서 북쪽으로 85km 떨어져 있다. 서울에서는 북쪽으로 135km 거리에 위치한다. 일부 언론은 이곳을 ‘지하 미사일 보관 시설’로 소개하지만 북한 인민군 전략미사일사령부 산하로 화성-5호, 6호 등 스커드 계열의 단거리 미사일 부대가 배치됐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또한 중거리탄도미사일 등 고성능 미사일도 쉽게 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삭간몰 기지가 처음 건설된 시기는 1991년과 1993년 사이로 당시 7개의 지하 시설, 차량 운행이 가능한 미사일 지원 시설, 막사 등으로 조성됐고 1단계 공사가 끝난 뒤 27개의 스커드 미사일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10~2011년 사이 진행된 2단계 공사를 통해 막사와 창고시설, 온실 등이 확충됐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셉 버뮤데즈 연구원은 위성사진 판독 결과 삭간몰 기지는 일부 시설 재정비가 진행되는 등 11월 현재까지 운영 중이며 잘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2011년 집권한 김정은이 실전훈련과 작전 수행태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북한 인민군에 광범위한 변화를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CSIS 보고서와 위성사진 등을 근거로 북한이 지난 6월 미북 정상회담을 전후해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탄도미사일 발사기지를 해체하는 와중에도 비밀리에 16개의 탄도미사일 발사기지를 유지 개선시켜온 정황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들 위성 사진은 북한이 거대한 사기(기만)를 저지른다는 점을 알려준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주요 미사일 발사 시설을 해체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일단 해체 작업을 시작한 뒤에는 중단했고, (뒤로는) 재래식 무기와 핵탄두 미사일 발사 능력을 강화하는 개발을 해왔다는 것이다.


NYT는 “북한이 지금까지 한 번도 인정하지 않았던 탄도 미사일 기지의 존재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념비적인 외교가 북한이 미국을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제거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과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NYT는 미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북한은 산속에 위치한 비밀기지에서 이동식 발사대에 사용할 수 있는 핵물질과 새로운 핵무기, 미사일 생산을 계속해 왔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새롭게 드러난 북한 미사일 기지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정상회담의 가치에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CSIC 보고서는 북한이 실제로 미사일 실험을 중단했지만 핵 시설을 해체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신 증거이며 심지어 북한은 핵시설을 늘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 여름 미국의 정보 보고서들은 북한이 공장에서 새로운 미사일을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난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이 계속 핵분열 물질을 생산하고 있다'고 증언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WP는 "북한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깨뜨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왜냐면 당시 미북 간 핵 폐기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두연 신(新) 미국안보센터(CNAS) 한국 담당 연구원은 WP에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며 "북한이 약속한 것은 언제간 그같은 결과를 불러올지도 모르는 과정을 시작하겠다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재단 선임 연구원은 "아마도 평양은 미북 간 협상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미사일 기지가 발각되기를 원했을 지도 모른다"고 했다.


미국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북한이 비밀리에 탄도미사일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의 화살을 집중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놀아나고 있다"며 "추가회담을 여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에드워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 놀아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마키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북한과 또 다른 정상회담을 가질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북한과 회담을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이를 되돌리는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행동을 취할 때까지 대북회담이 열려선 안 된다는 것이다. 마키 의원은 "이런 검증가능한 조치가 없다면 김정은은 비핵화에 진지하지 않고, 잘 속아 넘어가는 미국 대통령에게 거짓 희망을 주는 데만 진지하다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원 외교위 소속 호아킨 카스트로 민주당 하원의원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위협을 없애고 있다는 확언을 이쯤에서 끝내야 한다"며 "북핵 위협은 더 악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프랭크 팰론 민주당 하원의원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 개발을 중단시키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이날 북한 내 미신고 미사일 기지 20곳 중 14곳을 확인했다는 CSIS의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김정은이 비핵화와 탄도미사일 폐기를 약속했음을 거듭 상기시켰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그의 약속을 이행할 경우 북한과 북한인들 앞에 훨씬 밝은 미래가 놓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김정은의 약속에는 완전한 비핵화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폐기가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본 기사는 펜앤드마이크의 허락을 얻어 게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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