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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⑩>-『박노광 경제수업』-文정부‘소득주도성장’이해하기▶文정권 앞에 사이렌(Sirene) 된 한국 언론
  • 기사등록 2019-01-29 15: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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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경북소비자연맹 정책실장 박노광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사이렌’은 상반신은 여자이고 하반신은 새 모양을 한 채 바닷가 바위에 앉아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을 유혹한 바다의 님프다. 원래 사이렌은 데메테르여신의 딸인 페르세포네의 시녀였다. 어느 날 페르세포네가 저승의 신 하데스에게 납치되자 데메테르는 딸을 되찾기 위해 사이렌에게 새의 몸을 주어 딸을 찾게 했다. 그러나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사이렌은 전설의 섬(안테모사)에 갖혀 페르세포네를 애도하기 위해 노래를 불렀다. 사이렌의 아름다운 목소리는 지나가는 뱃사람들을 깊은 잠에 빠지게 해 잡아먹거나 배를 난파시켰다고 전한다. 아름다움으로 포장해 사악한 욕심을 채운 이야기다.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2019년 신년기자회견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문 대통령은 올해 핵심과제로 고용문제 해결을 포함한 혁신성장, 포용경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순조로운 매진 등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경제정책이 옳은 방향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확실히 체감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려면 성과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성장을 지속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혁신"이라며 "혁신으로 기존 산업을 부흥시키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신산업을 육성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일종의 나홀로 계획이며 셀프 평가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현실경제를 의식해선지 "고용지표가 양적인 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며, 전통 주력 제조업의 부진도 계속되고 있고, 분배의 개선도 체감되지 못하고 있다"는 고백도 했다, 그 원인을 "달라진 산업구조와 소비행태가 가져온 일자리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나름 이유도 덧붙였다. 


이날 가장 큰 논란은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인식이다. 문 대통령은 “청년 고용률이 사상 최고”라고 말했다. 이 정부 들어서 “가계소득이 높아졌다”고도 했다. 또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부의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라면서 “소득주도 성장의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발언했다. 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체감 정서와는 정면 배치되는 발언이다.


이런 논란에 기름을 부은 사람은 경기방송의 김예령 기자다. 김 기자는 “현실 경제가 굉장히 얼어붙어 있다. 국민들이 많이 힘들어 하고 있으며, 희망을 버린 것은 아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굉장하다. 그럼에도 대통령께서는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계속해서 강조를 하시는데요. 대통령께서 변화를 갖지 않으시려는 그런 이유에 대해서도 알고 싶구요,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다." 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동문서답’ 형 대답을 내놨다. 문대통령은 "정부 경제정책 기조가 왜 필요한지 우리 사회의 양극화, 불평등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 라는 점은 오늘 제가 모두 기자회견문 30분 내내 말씀드렸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이어 "그래서 그에 대한 필요한 보완들은 얼마든지 해야 하겠지만 오히려 정책기조는 계속 유지될 필요가 있다. 라는 말씀은 이미 충분히 드렸기 때문에 또 새로운 답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며 김 기자의 질문을 잘랐다.


이같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1일 "대통령의 모두발언에는 `시장의 역할과 기업의 활력`이 빠져 있다"면서 "혁신성장을 말하고 기업의 혁신을 말했지만, 정작 기업하기 좋은 나라와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보장하는 정부의 역할이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정책을 주도하면서 평등·정의·포용·혁신·통일 이라는 미사여구로 포장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도입, 비정규직의 정규화 등을 공격적으로 도입한 반면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 개혁정책은 노조의 반대에 막혀 주저하고 있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IMF 때 보다 더 좋지 않다고 아우성이다. 청년들도 취업하기 어렵다고 한다. 경제 전문가들도 올해 경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며, 각자도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국민들은 살기위한 몸부림이다.


이런 위기의식에도 불구하고 문 정부는 냄비속의 개구리처럼 태평스럽게 지낼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사이렌의 아름다운 목소리 같은 포용·정의·평등과 같은 레토릭 때문은 아닐까. 포용성장을 통해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추구하는 당위성에 대해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한 오류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이러한 오류를 수정하기 위한 자기반성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 한국 언론은 아름다운 용어를 반복해 당위성만 강조하면서 신화 속 사이렌이 되어 가고 있다. 언론이 국민들에게 경고음을 들려주면 착한 사이렌이 된다, 반면 전설의 사이렌처럼 사악한 자기욕심을 채우기 위해 국민을 현혹하면 죽음과 고통만 남는다.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 대목이다.



약력-
-계명대학교(대학원)경제학 박사
-대구경북소비자연맹 정책실장
-계명대/대구교육대 외래교수
-(사)한국관광경영연구원 원장


[앞선 연재기사 보기]

<연재①> 『박노광 경제수업』-文 정부 ‘소득주도성장’ 이해하기① ◆소득주도의 현주소, 허(虛)와 실(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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