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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역 새마을 조직 거수기(擧手機)의 난(亂)
  • 기사등록 2019-02-28 18:42:14
  • 수정 2019-02-28 22: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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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새마을 조직 거수기(擧手機)의 난(亂)


[영천투데이/영천신문]

거수기(擧手機)는 손을 드는데 기계처럼 동작하는 것을 지칭한다. 뇌를 통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주견(主見) 없이 남이 시키는 대로 기계처럼 손을 드는 것이다. 일명 허수아비로도 일컷는다. 이같은 거수기에는 항상 냉소적인 비판이 따른다.


지난 14일 영천시의회 제19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장에서 이같은 거수기 문서가 발견됐다. 전종천 시의원의 손에서다. 총 2장의 문서에 모두 32명이 서명한 내용이다. 지역 새마을 영천시지회장을 비난하는 문서다.


문서 제목은 『영천시시니어클럽 위수탁계약 무효에 관한 입장』. 내용은 「우리 새마을지도자영천시협의회, 영천시새마을부녀회는 (사)영천시새마을회(회장 박봉규)가 영천시와 체결한 영천시니어클럽 위수탁협약체결 건에 대하여 박봉규회장이 새마을지도자영천시협의회장(김민성)과 영천시새마을부녀회장(최분순) 이하 16개 읍면동 회장 누구와도 상의나 동의없이 사적이며 독단적으로 추진 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 협약체결은 무효임을 서명합니다」로 적혀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영천시새마을부녀회(회장 최분순)가 앞장서고 이하에 15명이 서명했다. 또다음장에는 새마을지도자영천시협의회(회장 김민성)가선봉이돼 17명이 서명했다.<사진>


본 회의장에서 전종천 의원은 이 문서를 들고 흔들며 집행부를 맹 질타했다. 이날 답변자는 정병진 행정자치국장. 전 의원은 새마을의 이 사업계약을 취소하라고 정 국장을 일방적으로 압박했다. 제목과 같이 새마을 회장이 회원들과 관계없이 독단·사적으로 이 사업을 하고 있다는 취지다. 정 국장이 “계약에 하자가 없고 공고도 절차를 정확하게 거쳤으며 해당 시니어클럽 직원채용도 정상적으로 처리됐다”고 설명 했지만 전 의원은 오히려 "왜 자꾸 그래요"라며 정 국장을 몰아부쳤다. 문서를 높이 흔들어 보이며 수차례나 강요하듯 "계약을 해지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지난 2월14일 영천시의회 제19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전종천 의원이 들고 흔든 문제의 서명부, 전 의원은 의회 본회의장에서 이 문서로 정병진 행정자치국장에게 ˝시니어클럽 위수탁계약을 취소하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그런데 취재결과 이 문서에 서명한 사람 대부분이 거수기임이 확인됐다. 첫째 앞장선 최분순 부녀회장과 김민성 협의회장은 이사업을 자신들이 승인해놓고도 “듣도 보도 못했다”며 회원들을 부추겨 서명을 유도했고 여기에 회원 32명 대부분은 거수기역할을 했다. 결국 허구인 샘이다. 그런데 전 의원은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이같은 허구 문서를 흔들며 신성한 본회의장에서 집행부 국장을 호되게 추궁해 주위를 싸늘하게 만들었다. 방청하고있는 공무원도 40여명이 넘었다.


이같은 거수기(擧手機) 후유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급기야 언론이 주목하고 박 회장을 부도덕한者로 몰았다. 업무추진비나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이 사업의 사유화로 사리사욕을 채운 것으로 비화해 논란을 키웠다. 이 모든 것 또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거짓으로 밝혀졌지만 때는 늦었다. 진실은 더디고 거짓은 빠르기 때문이다.


결국 거수기(擧手機)의 난(亂)으로 박봉규 회장은 사임했다.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그렇게 주장했던 시니어클럽 계약해지 목소리는 조용히 사라졌다. 사업계약 취소가 당초 목적이 아니었다는 계산이다. 박 회장의 사퇴로 시니어클럽사업은 존속하고 수습모드로 바뀌었다. 박 회장은 겉으로 표현을 하지 않았지만 “O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더러워서 피했다”고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이쯤하면 거수기의 목적이 의심스럽다. 거수기 서류를 앞세워 마녀사냥 식으로 결국 사람만 내친 꼴이니 말이다. 이런 거수기가 비단 새마을에만 국한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영천문화원이나 바르게살기협의회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태로 지역 새마을 조직은 스스로 거수기임을 자처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단체의장이 되고 싶거나 지역 선출직들이 새겨 보아야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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