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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임박] '화랑설화마을'▶거열랑(居烈郞)·실처랑(實處郞)·보동랑(寶同郞) 나타났다 - 설화 속 감춰진 우주와 화랑의 신비, 10년 만에 배일 벗는다.
  • 기사등록 2019-09-10 21:3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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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찬 기자]
금호강변 언덕 위에 신라 화랑 거열랑(居烈郞)·실처랑(實處郞)·보동랑(寶同郞)이 나타났다. 이들은 황금빛 말을 타고 칼과 창을 휘두르며, 활시위를 팽팽히 당겨 돌격해 오고 있다. 천둥같은 화랑들의 함성에 폭포 아래 깨춤을 추던 외적들이 놀란듯 줄행랑을 쳤다. 이는 영천시 금호읍 황정리 9번지 '화랑설화마을' 초입 장면이다.



호국의 고장 영천시에 사상 최고의 명소가 조성돼 방방곡곡의 어린이와 아이들 부모, 탐방객들을 초대하고 있다. 영천시가 장장 10년간의 줄기찬 노력 끝에 '화랑설화마을'의 준공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국가 사업으로 시작했던 경주 '화랑마을'과 청도 '신화랑풍류마을'이 지난해 완공됐다. 영천은 내년 1월 (임시)개관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영천 화랑설화마을 조성은 영천시민들의 자부심을 나타내보여야 하므로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심는데도 다른 곳과 비교해서 조금의 소홀함도 용납이 안됐다. 시일이 늦어졌기에 그만큼 인고(忍苦)의 열매도 탐스럽기 그지없다.



◇거열랑·실처랑·보동랑의 유오산천

세 화랑들이 말을 타고 올라 선 언덕 아래로 네 줄기의 폭포가 우뢰같은 소리를 내며 낙하하고 있다. 신라 화랑들이 금강산에 유람하며 구룡폭포 위에서 포효하는 그림이 연상된다.



삼국유사에 따르며, 신라 진평왕(眞平王, ? ~ 632년, 재위 579년 ~ 632년) 때 융천사(融天師)가 지은 10구체 향가, 혜성가(彗星歌)에서 세 화랑(혹은 낭도)이 풍악(楓岳, 金剛山의 별명)에 유람하고 있을 때, 혜성이 출현하고, 왜구가 동해안을 엄습해왔다고 한다.


혜성은 요성(妖星)으로, 혜성이 나타나면 천재나 병화가 있으며 나라가 망할 조짐이다. 또 심대성은 28수(二十八宿) 중 심수(心宿 혹은 心星)의 대성(大星)으로 신라의 수도인 경주를 상징한다. 그러므로 '혜성범심대성(彗星犯心大星)'은 왜군이 신라의 동해안에 침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하자 낭도들이 의아해 하며 유람을 멈췄다. 그때 융천사가 '혜성가'를 지어 부르니 혜성의 변괴가 없어지고, 때마침 침략한 왜구도 물러가 도리어 복이 돼 대왕이 기뻐해 낭도들을 풍악에 보내 유람하게 했다고 전한다.


(융천사의 혜성가 ; 예전 동해 물가 건달파의 논 성을랑 바라보고, "왜군도 왓다!" 봉화(烽火)를 든 변방(邊方)이 있어라. 삼화(三花)의 산구경 오심을 듣고 달도 부지런히 등불을 켜는데 길 쓸 별 바라보고 "혜성이여!" 사뢴 사람이 있구나. 아으 달은 저 아래로 떠 갔더라. 이보아 무슨 혜성이 있을꼬. 최철 풀이)



◇생명의 근원 물을 품고 우주를 보다

폭포 아래에는 물이 흘러 강을 이뤘다. 찰랑이는 물결은 어머니의 젖줄, 생명의 근원이다. 강 기슭에 풀이 자라고, 나무가 커가고, 온갖 동물이 뛰놀며, 사람들이 모여 산다. 화랑설화마을의 문이 활짝 열리면, 방방곡곡에서 찾아 온 사람들이 물가에 꽉 들어차있는 것 같다.



강 너머 앞쪽에 신화랑주제관인 '화랑우주체험관'과 화랑배움터, '화랑4D영상관'이 우뚝 서 있다. 건축물에서 각진 모양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나선형의 건물선은 둥근 모양의 거대한 원반을 감싸고 있다. 마치 대우주가 솜브레로은하(멕시코 밀집모자 처럼 둥글고 아름다운 은하)를 껴안고 있는 모양새다. 원반 위에는 사시사철 물이 철철 흘러 넘친다. 건축물의 타원은 태극문양에서 따왔다고 하니, 탁월한 곡선이 친근미로 다가온다.


영상관 너머에는 국궁장이 조성돼 화랑의 후예들이 국궁을 들고 이곳에 모여 힘차게 시위를 당기고, 백발백중 과녁을 꿰뚫을 것이다.


설화마을 한 쪽에는 민자를 유치해 유스호스텔을 건립해 전국의 청소년들이 수학여행을 와 관람도 하고, 체험도 하고, 편안하게 힐링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다.



◇4D로 떠나는 우주체험과 설화속으로

영천시가 자랑하는 스토리 라인을 펼쳐보자.



▲우주체험관(옥토끼)은 화랑의 지혜와 용기로 혜성의 비밀을 찾아 우주를 탐험하는 '유오 스페이스'로 신라의 설화 혜성가를 모티브로 재앙의 전조로 여겨졌던 '혜성의 비밀을 찾아 우주로 유호를 떠나는 모험 이야기'가 구성돼 있다.



전시연출 내용 △'설화속으로 존' : 신비의 고서를 따라 석굴로 들어가다 △ 화랑과노닐다(유오산천) 존 : 화랑정신을 수련하며 산천을 유오하다 △ 우주로 존 : 골화를 따라 우주로 △ 우주를 탐험하다 존 : 혜성의 비밀을 찾아 우주를 유오하다 △ 다시 영천으로 존 : 신화랑이 되어 현재의 영천으로가 이어진다.



▲4D영상관(시공테크)은 △검의 전설 : 현실과 가상의 공간을 넘나들며, 스펙터클한 체험과 함께 미래 화랑의 활약상을 보며 진지한 감동을 경험하는 신개념의 서사다. 4D 돔 영상극장이 미래 세계로 갔다가 다시 과거로 가는 타임머신 위에 한차례 75명씩 용기있게 동승할 관객들을 모집하고 있다.



▲화랑배움터(시공테크)는 △놀이로 배우는 화랑의 수련, 자연속에서 생활 속에서 함께 놀고 배우며 건강한 몸과 마음을 키운 화랑이다. 용감하고 뛰어난 화랑이 되기 위해 어떤 수련을 했을까요?라고 물음을 던진다.

△화랑마당(도의상마) : 다함께 모여 생각을 키우고 함께 자라나는 화랑 △자연탐험(산수유오) : 산으로 강으로 자연에서 체력을 키우는 화랑 △풍월연못(가락상열) : 음악과 춤을 멋스럽게 즐기는 화랑 △귀화랑성(솔전) : 용감하게 돌격하는 용맹한 화랑을 배운다.



▲야외에는 설화재현마을이 조성돼 있다. 그곳에서는 김유신의 발자취를 따라 유신의 탄생, 말을 베다, 용화향도, 장군수와 김유신, 화랑의 수련장, 신공을 얻다, 낭비성의 일기당천이 조성돼 눈길을 끈다.
설화재현마을 옆에 조성된 석성 문루 위아래에는 삼국시대의 치열했던 공성전이 형상화 돼 있다. 성문 앞에는 해자와 같은 연못이 조성돼 있다. 그 연못은 폭포와 강을 따라 흘러온 물들을 모아 다시 재생해내는 자연정화장치이다. 모든 것이 어우러져 영화 세트장 같은 느낌을 준다.



◇영천시 히든카드, 6만주 나무숲 조성

영천시의 '신화랑풍류체험벨트 화랑설화마을조성' 사업은 금호강 생태하천사업과 연계한 녹색생태관광, 신화랑문화체험, 레저가 가능한 복합형 관광테마파크 조성을 목표로 2010년부터 추진됐다.
사업규모는 대지면적 11만1,938㎡(3만3,860평), 건축면적 3,967㎡(1,200평), 연면적 5,432㎡(1,643평-지하1층, 지상2층)에 이른다.


사업비는 483억8,200만원(국비 299억4,200만원, 도비 39억8,200만원, 시비144억5,800만원)이다. 마을 한 쪽에는 태양광발전시설까지 갖췄다.


영천은 삼국유사의 골화여신과 김유신 설화, 삼국사기 김유신 열전에 나오는 청통면 중앙 석굴 등 설화와 유적이 분포하는 배경이 있다.


황정리 일원에 마을이 조성된 이유는 영천IC, 국도4호선에 인접한 입지로 접근성이 좋고, 금호강 수변공간 조성사업과 금호강 자전거길 연계를 통한 녹색관광 테마 확보가 용이했다.


영천시는 또 하나의 '히든 카드'를 숨겨 놓았다. 6만주가 넘는 나무다.
영천시는 설화마을에 교목(喬木, 높은 나무)인 소나무, 배롱나무, 잣나무, 대나무, 느티나무, 산벚나무 등 2,183주를 비롯해 관목(灌木, 관상용 나무)인 남천, 사철나무, 영산홍, 조릿대 등 6만여주를 심었다. 준공 때까지 영천시가 보유한 나무는 물론 독지가들의 기증을 받아 최대한 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수년후에는 이 나무들이 쑥쑥 자라나 우주가 있고, 산이 있고, 물이 있고, 화랑이 있는 화랑설화마을을 산림으로 완전히 뒤덮을 기세다.


힐링산업과 김송학 과장은 "영천은 국난을 극복한 호국과 충절의 고장이다. 화랑설화마을은 영천전투메모리얼파크, 영천호국원, 최무선과학관, 임고서원, 육군3사관학교 등과 연계해 교과형 호국안보 체험학습장으로 발전시킬 소중한 자원이 된다"면서 "영천시민들이 화랑설화마을을 아끼고 홍보해 타지 사람들이 즐겨찾는 힐링명소로 가꿔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린 나무는 종종 어린이들로 비유된다. 나무가 뿌리를 내리며 쑥쑥 자라나듯 이곳을 찾는 청소년들이 신라 화랑의 발자취를 따라 우주와 산천을 호령하는 호연지기를 배워간다면, 영천 화랑설화마을의 앞날이 푸른 하늘처럼 펼쳐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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