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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고향말씨(5) 박선섭 전 포은초 교장▶"아부지요! 거라 가재 잡으로 가시더!"
  • 기사등록 2020-04-14 21: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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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선섭 전 포은초 교장


제목 : "아부지요! 거라 가재 잡으로 가시더!"


내용 요약 : 2000년대 초가을 어느날 부녀간에 보현산에 오르면서 자연환경의 실태를 옛과 비교하며 자연환경 보호를 다짐하는 이야기.


아버지 : 수진아! 올개는 우애된 판인동 비가 하도 마이와서 포도농사, 꼬치농사, 깨농사 짓는 농부들 얼굴상이 찌그래지고, 매민동 먼동하는 태풍땜에 날리 벅구통이 났다 아이가.
딸 : 맏심더. 올개는 마~이 왔심더. 오죽하머 징그럽다 안카는교. 그런데 아부지예, 더럽던 금호강 거랑물이 좀 깨끗하디더. 비 마이와가 식낏는 갑지예?


아버지 : 야야! 그 씨레기들 다 어데갔겠노? 씨레기들이 큰 거랑으로 흘러가머 그 거랑물이 더 더러버진다는 거는 와 모리노?
딸 : 아부지요, 요번 공일날 저녁답에 동생캉 바람도 쉴겸, 보현산 한번 안갈랍니꺼?


아버지 : 좋제, 그라자.

<우리는 공일날 저녁답에 보현산으로 올라 갔심더>
딸 : 아부지예, 깨끌바져가 빨리 몬가겠십니더. 쪼매마 처천히 가입시더.


아버지 : 요새사 마, 니도나도 차를 마구 굴리잉까네 숩게 올라가지만, 옛날엔 땀을 빨빨 흘리며 디기 힘들어가 올라 갔데이. 야야! 나도 디다. 날 더 저물기 전에 영천서 제일 마뜩은 저미테 골짝에 가가 수박이나 한디이 묵고 가제이.
딸 : 예, 그랍시더...아부지요, 저쪼 도깨비가 비니더.


아버지 : 임마야, 도깨비가 어딨노? 헛소리하지 마래이. 니 헛깨비 본거 아이가?
딸 : 저쪼 보이소, 도깨비가 왔다갔다 안카능교?


아버지 : 야야! 저거는 개똥 벌거지라 카는 기라, 내가 한 마리 잡아 주까?
딸 : 그것도 모리고, 깜박 속았심더. 아부지요, 옛날에는 저런 개똥 벌거지가 마이 있었다 카데예?


아버지 : 그라머, 옛날에는 거라아 가머 철개이, 올고채이 하고 가재가 억수로 많았고, 꼴짜 풀숲에 가머 개똥 벌거지가 디기 많았데이! 저역 묵고 삽짝 밖에 나가도 풀풀 나는 개똥벌거지가 디기 많았능기라.
딸 : 요새는 개똥벌거지하고, 가재 보는 기 드물다 카는데, 그때맨치로 개똥벌거지하고 가재가 요새는 와 그래 안비지예?


아버지 : 사실, 그동안 우리 자연환경이 그래 소중한 것도 모리고 멋대로 버리고 하디, 인자는 천연기념물이니 희귀종이니 칼 정도로 환경이 엉망이 되버렸는기라.
딸 : 아부지 말씀 듣고 보이 인자 쪼매 알꺼 같십니더. 환경이 망가졌따카는거 말입니더.


아버지 : 흔해 빠졌던 물을 기름값만큼 비싸게 주고 사묵을 끼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나? 기가 찰 일이제! 세상이 어찌 될라꼬 이카는지......참말로.
딸 : 맏심더, ‘내 하나쯤 내비리가 머 큰일이야 나겠나?’카는 생각때메 개골창에 묵다버린 씨레기가 널널이 내삐리져 있고, 말간 물에는 빈 깡통, 어데 한 군데라도 마뜩한데가 있십디꺼?


아버지 : 그래도, 아무따나 내삐리 났던 보현산에 아이 개똥벌거지가 엄씨미 보이니까네 얼매나 반갑노! 자 그마 일나자, 씨레기 마카 다 조래이.
딸 : 인자 얼마 안 있시머 저런 개똥벌거지도 몬보는거 아입니꺼? 걱정이네예?


아버지 : 그라이까네, 오늘 맨치로 우리가 산이나 강에 놀러 가디라도 그냥 시원한 바람과 맑은 물을 고맙게 생각해가, 절대로 더럽히가는 안되는 기라 카는 마음을 묵어야 한데이.
딸 : 그전에 방송에 보니까 무주 구천동에서 ‘반딧불 축제’라 카는거 했다 카니더.


아버지 : 그래, 나도 봤다. 자연이라 카는 거는 아끼고 잘 보존해야 우리자테있는 기라 카드라.
딸 : 어서 빨리 황새 거라가서 아부지하고 가재 잡을 수 있시머 좋겠심더. 개똥벌거지도 보고요.


아버지 : 그래, 우리 진짜로 자연보호 한 번 해보재이.
딸, 아버지 : 우리 마카 다 힘을 모아 죽어가는 자연을 되살리 보입시더. 고~맙십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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