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수 kosron@naver.com
의회 의장 '갑질' 논란...하기태 의장 수행비서 A 씨(추정) SNS 관계망 글 올려
수행비서 "글 내가 안 올렸다." 후 연락 두절
영천시노조 "하기태 의장 사과, 의장 사퇴"촉구
일부 언론 "글 내용 사실관계 확인하지 않고 보도
하 의장 "의정활동 열정에 발생한 것 일부 시인
-이번 계기로 지역 발전에 더 매진하겠다."
"언론 보도로 시민들께 심려 끼쳐 깊이 사죄"
▲ 글쓴이에게 글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보도해 새로운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K 일보 기사(K 일보 캡쳐)
경북 영천시의회 하기태 의장이 자신의 전 수행비서(A)로부터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일부 언론의 사실관계 확인 없는 보도도 또 다른 논란거리로 전망된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4월 30일 한 포털 커뮤니티(9꿈사=공무원을 꿈꾸는 사람들)에 지방 한 의장 수행비서를 자처한 공무원 A 씨(추정)는 "너무 힘든데 해결책을 모르겠습니다"라는 제목 글을 올리면서다.
이 글에서 A 씨는 해당 의장에 대해 "괴팍한 의장, 살인적인 업무량, 5개월가량 단 하루도 쉬지 못했다. 퇴근 시간은 보통 오후 10시~11시, 의장 밴드 관리(사진 찍어 올리기), 한 달 평균 110시간 초과근무, 집행부 공무원인 자신의 부인이 (공직을) 그만두라고 한다."등 아예 공직 사표를 불사하듯 자신의 의장에 대해 노골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이글이 영천에서 확산한 계기는 앞선 포털 글을 한 달이 지난 5월 30일 지역 한 주간지가 보도하면서 싹을 심은 이틀 후 지방 K 일보가 하기태 영천시의회 의장을 특정해 보도하면서 논란의 불이 붙고, 잇따라 영천시 공무원노조(지부장 장은석)가 성명서로 의장 사퇴를 촉구하면서 정치 쟁점화됐다.
노조는 7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하기태 의장이 여성 계장급 공무원에게 '6급 나부랭이가' 라며 폭언과 고성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다른 직원에 대한 갑질이 한 두 번이 아니라"며 이번 논란으로 공식 사과와 의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 글이 사실이라면 해당 의장은 글 속에서처럼 정말 악명높은 갑질 의장이다. 하지만 이는 많은 부분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글쓴이로 추정되는 A 씨는 "자신이 쓴 글이 아니다"는 말만 남기고 연휴와 휴가 등으로 연락 두절이다. 지난 4월 30일 게시글도 현재는 삭제됐다. A 씨는 이런 호소 후 지난 5월 4일부터 비서직에서 전문위원실로 보직이 변경됐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난 6월 2일 지방 K 일간지가 하기태 의장을 특정해 보도하자 이번에는 공무원노조가 나서면서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먼저 하기태 의장은 이번 언론 보도사태로 시민 여러분께 심여를 끼친 점 매우 송구스럽다"며 고개부터 숙였다.
그러면서 하 의장은 또 "비서라는 업무는 일반직 공무원보다 업무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일반직은 한 달 최대 초과근무가 57시간이고, 비서직은 특별히 110시간 초과근무수당을 받는다. 또 갑질이나 고의적 시정업무 방해를 한 사실은 과장됐으며 (하 의장) 나의 SNS(밴드) 밴드를 떠맡긴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하 의장은 그러나 "지역 발전을 위한 의장직 수행이 너무 열정적인 데서 비롯된 불미스러운 사태는 저를 뒤돌아보는 계기로 삼아 의정활동에 더 매진하는 기회로 삼겠다"면서 이번 언론 보도사태로 시민 여러분께 심려 끼친 점 매우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본지 취재결과 문제는 노조와 K 일보가 글을 쓴 당사자로 추측되는 A 씨에게는 글에 대한 사실관계를 따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K 일보 지역 주재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하였으나 "(점심) 식사 후 연락을 하겠다"고 한 후 지금까지 연락이 없다.
특히 영천시노조 지부장에게는 이번 A 씨의 글에 대한 성명서 발표 사실관계 확인 여부를 위해 여러 번 연락을 취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아 노조 사무실로 두 번이나 전화로 지부장과의 연락을 재차 요청했지만 역시 연락 두절이다.
한편 하기태 의장의 고성과 폭언으로 "6급 나부랭이가 소리쳐"라고 갑질 당했다는 여성 계장급 공무원은 "당시 기억은 나지 않으나 고성은 있었지만 "6급 나부랭이가 소리쳐"라는 소리는 들은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때문에 K 일보 기자의 보도와 영천시 노조의 성명서가 A씨 글에 대한 사실관계가 불명확해 반론 보도 요청 및 허위사실 공포에 대한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될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A 씨 포털 게시글 4월 30일⇒5월 4일 A 씨 의장 수행비서직 변경(전문위원실 발령)⇒불상일 A 씨 글 삭제⇒5월 30일 지역 주간지 보도⇒6월 2일 지방 K 일보 하기태 의장 특정 보도⇒6월 2일 영천시노조 홈페이지 하기태 의장 성토 시작⇒6월 7일 노조 성명서,YTN 등 일간지 확산으로 이어졌다.
한편, A 씨는 본지가 문자와 전화로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문자는 읽으면서도 답변은 오지 않았다. 다만 A 씨는 "포털에 올린 글이 (A 씨) 자신의 글이 맞느냐?"는 본지 문자 질문에 지금도 묵묵부답이다.
하기태 의장은 언론을 통해 "물의를 일으켜 시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하는 반면 A 씨는 연속 휴가로 출근을 하지 않고 있어 문제의 "해당 포털 글은 A 씨가 쓰지 않았다"는 의회 관계자의 증언 외 사실관계는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