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15일 영천시 북안면 폭설피해 현장 김 모씨 앞에서 ˝농협의 총 역량을 동원해 조합원들의 영농복귀를 돕겠다˝면서 긴급 지원 대책을 발표하고 있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이 자리에는 이만희 국회의원도 함게 있었다.

[손흔익 기자]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폭설피해농민에게 한 긴급지원약속이 일선 농협에서는 무시되고 있어 대안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김 회장의 이같은 지원대책 약속은 피해농가 영농 복귀를 위해 시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정작 일선 농협이 후속 이행 조치에 소극적으로 일관해 김 회장의 피해지역 답방 약속이 전시행정이라는 비난까지 일 전망이다.

김 회장은 지난 8일 갑작스럽게 내린 폭설로 영천지역 농가들이 큰 피해를 당하자 15일 지역 피해 농가를 찾아 위로하고 "신속 지원으로 영농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은  "농민들의 피해 지원을 위해 농협이 앞장서겠다."고 까지 약속했다. 북안면 당리 피해농가 김 모씨의 앞에서다. 이 자리에는 이만희 의원도 함께 있었다.

특히 김 회장은 이날 “생각보다 피해가 심각하다. 농협은 농업인들의 아픔을 함께 하며, 피해 농업인의 영농 정상화를 위해 범 농협 차원의 역량을 총집결해 이번 농가피해복구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힘주어 약속했었다.

이날 김 회장의 농민지원 약속은 ▲피해복구 신속지원을 위한 670억 원의 무이자 재해자금, 피해복구 자금 등 긴급 지원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농가에 대한 보험금 50% 선지급 ▲비닐하우스 필름 반값 공급 ▲농·축협 및 농협은행을 통한 대출자금 지원 및 특별 금리인하 적용 ▲기존대출에 대한 이자 및 할부상환금 납입유예 ▲보험료 납입유예와 계약부활시 연체이자 면제 등이다.

하지만 정작 이 같은 지원 약속을 일선 농협은 농민들에게 알리지도 않았으며 후속 이행조치 역시 21일 현재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때문에 일부 농민들은 오히려 이런 지원이 있는지 조차 모른 채 순수 자비로 피해복구 농자재를 긴급 구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일 금호읍 피해지역 대민지원 현장에서 만난 한 피해 농민에게 “중앙회 회장이 지시한 피해농민 지원대책 약속에 대해 알고 있느냐?”고 하자, 이 농민은 오히려 “처음 듣는다. 어떤 내용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 농민은 "자비로 이미 비닐 등 시급한 농자재를 구입신청 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농민들 역시 모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같은 사항에 본지가 취재에 들어가자 해당 농협은 뒤늦게 피해농민을 대상으로 후속조치 마련에 들어갔다. 농협영천시지부 관계자는 20일 “아직 영천시와도 일부 지원 내용에 협의가 필요하다”면서도 “내일(21일)이라도 각 농협에 지원대책을 홍보하도록 지도하겠다.”고 했다. 반면 다른 한 관계자는 “농협 중앙회에서도 문서로 지시사항이 내려와야 홍보를 할 수 있다”고 말해 여전히 ‘긴급지원대책’이라는 단어가 무색해 보인다.

지역 한 피해농가는 “농협 시 지부가 지난 15일 김 회장의 피해지역 방문 홍보는 즉각 보도자료를 배포해 발 빠르게 홍보하면서 정작 김 회장의 긴급지원대책 약속에는 늑장을 부리고 있다”면서 농협의 형식적인 거북이 전시 행정을 비난했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 영천지역에는 설상가상으로 지난 21일 대설주의보와 함께 또다시 많은 량의 눈이 내려 일부 복구된 피해농가의 포도 비가림 시설이 다시 쓰러지는 등 2차 피해까지 발생했다. 농협중앙회 김 회장의 폭설피해농가 긴급지원대책이 더욱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