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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음 지방선거 아직 3년 반 남았다", "행사장으로 얼굴상품 팔 때 아냐"
  • 기사등록 2018-10-30 00:11:46
  • 수정 2018-10-30 00: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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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투데이/영천신문 ]

지난 6.13지방선거에 승리해 입성한 지역선출직은 최기문 영천시장과 박영환·이춘우·윤승오 도의원 3명을 비롯해 시의원 12명 등 16명이다. 모두 시민들의 요구에 선택받은 대표자다. 때문에 이들 선출직들은 시민의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임기동안 그 역할에 충실해야할 의무를 진다. 취임(지난 7월1일)부터 임기(4년)동안 시장은 市살림(예산)을 시민을 대신해 집행권의 책임을 다해야 하고, 의원들은 그 집행권이 목적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감시·견제해야하는 의무다.


그런데 벌써 그 의무를 망각한 듯하다. 아직 다음 선거일이 3년 하고도 반년이 넘게 남았다. 여전히 선거 초기와 같이 각종 단체행사를 찾아다니며 얼굴 알리기에 몰두하는 모습이 시민들에게는 역할을 망각한 이율배반적 행위로 비친다. “경쟁하듯 다음선거를 의식할게 아니라 지금은 선출직 본연의 역할에 더 충실해야할 시기다”는 지적이다.


작금 영천시에는 크고 작은 각종 행사가 차고 넘친다, 스포츠/교육/문화/복지/여성 및 각종 관변·사회단체의 숫자만도 1,000여개에 달한다. 모두 최 시장만을 바라보는 市보조금먹는 하마들이다. 거기다가 산악, 친선, 동창회 등 개별모임을 합하면 매일 10여건 이상 지역행사가 치러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람만 모이는 곳이면 선출직들이 경쟁하듯 발품을 판다. 선출직의 의무를 챙기기보다 오늘은 어디서 무슨 모임(행사)이 있느냐를 위해 안테나를 더 높이 세운다. 심지어 농협 등 단위조합행사 또는 등산·야유회행사에 까지 ‘잘 다녀오시라’는 인사를 하기위해 새벽잠까지 설치며 얼굴 알리기에 동분서주하는 모양새가 시민들은 눈엣 가시다.


지난 27일(토)하루 동안에는 무려 20여건의 지역행사가 열렸다. 오전은 물론 최기문 시장은 이날 오후 제주도지사 초청 행사에 참여했다가 오후 4시30분쯤 대구공항에 도착해 45분 만에 허겁지겁 행사장을 찾았다. 오후 5시15분 강변분수광장에서 열리는 청소년가요댄스 경연대회축사를 위해서다. 이어 5시40분에는 조양각에서 열린 ‘중앙동가을음악회’와 저녁 6시 40분경 시민회관 ‘뮤지컬갈라쇼’공연장에 잇따라 참석해 공연을 보러온 시민들과 일일이 손잡기에 혈안이다. 마치 무엇에 쫒기 듯 표심 얻기 강행군을 펼치는 모양새다. “숨 쉴 틈 없는 얼굴상품 팔기다.”는 공직자들의 나지막한 비난도 뒤따른다.


심지어 29일과 30일에는 최 시장의 행사참석을 위해 중복되는 행사시간까지 변경하는 웃지 못 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29일 오전 11시에 영천시의회 195회 임시회 제6차 본회의가 예정돼 있었다. 최 시장의 시정 업무중 가장 중요한 타임이다. 시의원들의 시정 질문에 최 시장이 답변해야하는 일정으로 이날 12시까지는 끝나지 못할 처지다. 같은 시각 오전 11시30분에 제18회 영천시장기골프대회가 겹쳤다. 본회의장에서는 당초 5분 발언 후 시정 질문이 일반적 순서다. 그런데 최 시장이 골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순서를 뒤 바꾸어 시정 질문순서를 당긴 것이다. 의원들의 질의 대상자도 통상 시장이다. 그런데도 질의에 대한 답변까지 최 시장은 대부분 각 실·국장에게 미루고 서둘러 본회의장을 빠져나가 허겁지겁 골프대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시장을 상대로 한 김병하·김선태 두 의원의 5분 발언을 최 시장은 듣지 못했다.


또 30일에도 오전 11시에 의회 폐회식과 시장기 그라운드골프대회가 중복되자 누군가 최 시장의 대회행사 참석을 위해 그라운드골프행사시간을 오전 10시로 긴급 변경하는 등 문자를 발송하고 의도적 최 시장 모시기에 혈안이다. 이 그라운드골프는 또 오전 9시로 다시 변경됐다. 마치 행사를 위해 선출된 행사용 시장으로 낙인찍힐까 염려된다.


이같은 최 시장의 행사참석프로젝트가 자신의 지시든 아니면 공무원들의 자발적 아부건 중요치 않다. 문제는 고경산단과 하이테크파크, 경마공원, MRO항공센터, 태양광사업, 시설관리공단설치, 한의마을, 짚와이어 등 산적한 현안 사업들이 줄줄이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영천시 미래 먹거리 사업들이 도산위기에 처했는데도 무엇이 먼저인지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얼굴팔기에 목숨을 거는 것 같은 최 시장을 두고 시민들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시민들 일각에서 “선출직들을 일시키기 위해 뽑았는지 행사장 참석을 위해 뽑았는지”라며 헛기침까지 나올까? 또 혹자는 “얼토당토 않지만 다가오는 총선에 눈독을 들이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최 시장이 왜? 무엇 때문에 얼굴상품 팔기로 각종 행사 참석에 집착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는 시민들의 이구동성을 듣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아직은 다음 선거가 3년 반이나 남았다. 선출직들의 경쟁적 행사참석 꼼수가 시민들의 눈에는 훤히 들여다보이고도 남는다. 그래도 내갈길 가겠다면야 도리가 없겠지만, 진정 작금 선출직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새겨 주길 간곡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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