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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 칼럼] 떠오르는 태극기부대, 자유한국당 복병?
  • 기사등록 2018-11-17 23:5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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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돋보기(본지 장지수 기자)


최근 태극기부대가 자유한국당 전면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전후해 당 내부에서조차 거부감을 나타냈던 ‘태극기부대’ 단어다. 그런데 내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태극기가 점차 세력이 확대하면서 당권에 영향력을 미칠 움직임이 일자 당권예비주자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자유한국당 김진태(강원 춘천)의원이 전원책 전 조강특위 위원과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객꾼’에 비유해 “주인도 아닌 객꾼들이 태극기부대 수용여부를 두고 당을 흔들고 있다”면서 당 지도부를 겨냥해 작심 비판하고 태극기부대를 부각시키고 있다.


김 의원은 16일 지방 순회차 영천 당협사무실에 들러 “당이 주인인 여러분(당원)들께 물어보지도 않고 자기들 끼리 태극기부대를 받아주느냐 마느냐를 갖고 당을 흔들며 또다시 친·비박으로 당 내분을 조장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거기다가 “서울대에 1억원의 당비를 지급해가며 당의 미래 방향을 맡긴 것도 웃기는 일인데다 귀가 막히게도 ‘유승민 잘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유승민 의원을 역적에 비유하면서도 태극기를 강조하고 나섰다. 


▲ 지난 16일 영천지역 당협사무실에서 태극기부대의 본질을 설명하고 있는 김진태 의원


그러면서 김 의원은 “태극기부대 하면 의도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만을 연상시키는데 실제로 그 속에는 박 전 대통령과 관계없이 순수하게 작금의 나라를 걱정하는 애국 국민들이 훨씬 더 많다”면서 “보수 우파와 당보다는 지금은 국가 위기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사실상 태극기부대 원조 격이다.


앞서 전원책 변호사도 조강특위 위원 해촉 전 지난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태극기 부대를 극우라고 표현하는 것은 지나친 왜곡이다. 이들은 오히려 직전 박대통령 구속보다 추락한 국격을 더 염려하는 분들”이라며 “태극기부대를 빼고 보수통합은 있을 수 없다”면서 태극기부대 포용론을 주장한바 있다. 또 김문수 전 지사 역시 지난 영천 특강에서 김 의원과 같은 맥락으로 “지금의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주류다”면서 “당에서 태극기를 배제하는 것은 망언이라“며 당 지도부를 실랄하게 비판했다.김 전 지사는 "태극기는 당의 뼈대에 해당한다"고 까지 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비박계가 태극기부대 포용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태극기 몸값이 오르는 데는 이유가 있어 보인다. 내년 다가오는 전당대회에서는 책임당원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그런데 최근 태극기부대 책임당원 입당자수가 1~2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로서는 당권을 차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지 모른다. 반면 비박계로서도 반대만 하고 만만하게 볼 입장만도 아니다.


김문수 전 지사는 “일시적 태극기 입당자수가 당권에대한 결정적 변수는 못되지만 남아있는 30만 당원 중 상당수가 친박성향을 보이고 있는데다 추가 태극기세력이 2~3만을 더하면 가능성은 없지 않다”고 내다보고 있다. 또 박근혜 탄핵에 찬성했던 나경원 의원도 11월초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보수대통합을 위해 태극기부대도 그중 여러 종류다”는 입장표명으로 사실상 거부하지 않았다.


거기다가 홍문종 의원까지 가세해 “당이 태극기 세력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수용해야 한다”면서 거들었다. 16일 중앙의 한 언론에 따르면 원내대표와 당권도전을 저울질하고 있는 홍 의원은 “우리 우파의 굉장히 중요한 분들이 운영하는 단체”라며 “당 지도부가 대통합을 한다고 하는데 그분들을 빼놓고 대통합을 한다는 것은 당으로서 직무유기”라고 덧붙였다 면서 “특히 얼마 안남은 총선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태극기 세력이 저의 당과 함께 공조해야만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앞서 11월초 나경원 의원은 한 언론에 “우파가 모두 통합해서 사실 문재인 정부가 지금 잘못하는 부분에 대해 우리가 큰 목소리를 한번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16일 김진태 의원도 영천에 내려와 “제가 당을 이끌어가는 위치에 서게 되면 지금의 우리당 112명의 의원들을 모두 모시고 현 정부에 정말 뜨끔한 태극기 집회를 한번 하겠다”고 장담해 왔다.



이같이 태극기부대가 당 중심에 오른 배경에는 최근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이 급감하고 있지만 반대로 당 지지율은 오르지 않는데다 내년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태극기부대라도 끌어 안아 총선을 위한 보수결집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6일 영천에서도 김진테 의원을 향해 많은 당원들이 “상대는 좌파(진보)다. 보수 우파도 이제 양심을 버릴 때가 됐다. 우리도 나라를 위해 전투력을 배가시키자”며 현 정부정책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주문했다. 또 이들은 “보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한국당이 오히려 보수를 죽이고 있다. 내분으로 자멸하지 말고 제발 文 정권에 대응하는 바른 보수당을 만들어 달라”며 애절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과 김진태 의원이 지적하는 무늬만 보수인 유승민, 하태경 의원 및 비박계 의원들은 일단 이같은 태극기부대 포용론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듯하다. 그러나 태극기부대의 입당을 막을 방법 또한 없다. 때문에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자연스레 늘어나는 태극기부대 책임당원으로 다가오는 전당대회에 또 한 번 친·비박계간 당권경쟁에 불을 뿜을 전망이 조심스럽게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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