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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기문 영천시장 첫 人事, 만사(萬事)일까 망사(亡事)일까
  • 기사등록 2019-01-07 21: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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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 장지수 발행인/기자


[영천신문/영천투데이]

작금 영천시 최대 이슈는 단연 시청 공직사회 년말 정기人事다. 그동안 수많은 인사비리로 조직의 사기가 땅에 떨어져있다. 직전 시장마저 인사뇌물로 사법수사 중인데다 최근 발표된 공공기관 청렴도까지 전국 최하위수준. 이런 가운데 민선7기 최기문 시장은 청렴을 화두로 공직사회 개혁을 천명해 관가의 기대가 쏠려있다.


최 시장은 조직 활력과 개혁을 위해 뇌물 없는 공정하고 예측 가능하며 능력과 성과 위주의 투명한 人事를 단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인사로 인한 뇌물이나 청탁자가 있다면 공개는 물론 철저히 승진에서 배재시키겠다며 스스로 자신했다. 당연히 공직사회의 기대가 모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또 시민들까지 새 시장에게 거는 기대는 더욱 특별하다.


지난 12월26일 최 시장의 첫 인사작품인 년말정기인사(1월1일자)가 단행됐다. 승진(의결)34명, 국장급전보5명, 부서장전보18명 등 모두 62명의 승진·전보인사다.


최 시장은 지난 7월23일 한차례 인사기회가 있었지만 당선 직후 시정 파악을 제대로 못한 시기였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다르다. 6개월간 시정운영경험이 바탕 된데다 최 시장 스스로도 “지켜봐 달라”며 호언장담한 때문이다. 특히 이번 인사는 최 시장 인사스타일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는 사실상의 첫 인사나 다름 없다.  때문에 관가의 눈·귀가 쏠려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번 인사를 두고 평가가 극명하게 갈렸다. 「뇌물흔적이 없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인사다. 뒤틀린 조직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보인다」에 반해 「업무수행력과 조직 활성화 차원에서는 폭망 수준의 최악인사라」는 평가까지 극명했다. 일각에서는 “人事에 돈(뇌물)이 오가지 않은 것만 빼면 시정과는 동떨어진 맥 빠진 역대 최악의 망사(亡事)수준 人事다”는 혹평도 쏟아졌다.


유일하게 서기관승진자격을 갖춘 이종규 보건소장을 농업기술센터 소장으로 승진·발령한 것을 제외하고는 행정자치/도시건설국장 등 대부분 서기관(국장급)에 무자격 직무대리가 무더기 발령됐다. 사무관 승진 후 4년 자격조차 갖추지 못한 사무관을 '법정대리'도 아닌 직무대리로 전보 됐다. 국·실 및 부서장 전체 전보자(29명) 중 50%가 넘는 15명이 전보6개월 만에 또다시 다른 부서로 발령해 전보제한기간 인사기준도 무시했다. 조직의 축인 행정자치국장까지 벌써 3회 연속으로 6개월 만에 방주인을 바꿨다.


이번 인사로 J행정자치국장은 6개월 후면 퇴임하게 된다. 내년 6월 정기인사에서 또 다시 새 인물로 교체될 수밖에 없는 처지. 때문에 K국장의 경우는 행정자치국-의회사무국-도시건설국을 각각 6개월씩 경유해 다가오는 6월쯤 또다시 6개월 만에 행정자치국장으로 되돌아오는 사상 초유의 부메랑 인사가 예견되기도 한다.


여기에 신임 J국장과 L총무과장은 담당시절 인사실무 경험이 전무 한 것으로 파악돼 전문성인사에 난맥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최 시장 취임과 동시 작심하고 시작한 직위공모제도 무용지물이다. 도시계획담당자리는 최 시장 직위공모제 첫 인사 시스템이다. 치열한 9대1의 경쟁을 뚫고 선임된 자리다. 그런데 6개월 만에 승진(보직변경)시켜 직위공모제도의 당초 의미를 최 시장 스스로가 허물어 신뢰에 오점을 남겼다.


연공서열이 무시되고 특정인 밀어올리기 지적도 도마에 올랐다. 건강관리과장 직무대리에 간호직렬을 승진시켜 보건소 2개 사무관자리 모두 간호직렬이 차지했다.


환경사업소장 직무대리에서 8년차가 19년차를 뛰어넘은 것도 직장 분위기를 망친 사례로 꼽혔다. 앞선 인사에서 현재 고경면에는 간호직이 부면장을 맡고 있다. 청통·화산·남부·중앙동 등 많은 읍·면·동에 의료·보건·기술 등 불·부합직렬이 우후죽순처럼 늘려있다. 뒤틀린 인사가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지 후속 담당전보인사역시 관심 대상으로 떠오른다.


이번 인사를 두고 최 시장 스스로도 되짚어 볼 대목이 많다. 『말로 떡을 지으면 조선이 다 먹고도 남는다.』고 했다. 최 시장의 약속처럼 업무 연속성, 능력·성과·공정·조직 활성화·효율성·적재적소배치 인사에 얼마나 부합되는지 아니면 이 전임 시장처럼 말로만 포장된 퍼포먼스인지는 인사권자가 스스로가 판단할 몫이다. 


청렴 인사만 능사는 아니다. 공직사회에서의 인사는 인적자산인 능력 있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공정성과 예측가능성이 담보돼야 한다.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행정을 위해서다. 업무의 연속성과 직렬에 따른 전문성 강화 방안 마련도 필수다. 각종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다.


또 연공서열과 직원들의 적성 및 특기와 희망 보직제도 등도 사려 깊게 살펴야 한다. 조직의 활성화를 가져오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반면 공직사회는 승진으로 먹고산다는 현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인사 관계자의 “한정된 재원으로 그동안 뒤틀린 조직을 바로잡기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해명이 사실이길 바란다. 이같은 해명은 다가오는 후속 담당전보인사와 오는 6월 정기인사에서 판가름 지어진다. 최 시장의 이번 인사가 망사(亡事)가 아닌 만사(萬事)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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